<--

책과세계, 강유원

제게 고전은 읽기를 시작하기도, 끝내기도 무척 힘든 책류 중 하나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건 꼭 읽어봐야지!’ 하는 충동적인 다짐에 구매만 하고 책장만을 채운 도서들이 많아져버리곤 합니다. 고전은 왜 이렇게 손에 잡기도, 완독하기도 힘든 걸까요?

어쩌면 제가 살고 있는 오늘이 고전이 쓰인 시대와 너무 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에겐 고전인 책도 당대에는 신간이었을테고, 그 시대에 그 책이 나온 이유에는 시대적인 이유가 있었겠지요. 저는 역사를 몰랐고, 고전이 어떤 배경에서 쓰였는지 알지 못해 읽기 참 어려웠습니다.

‘서평 쓰는 법’에 언급되어 읽어본 이 책은 우리가 흔히 들어본 고전들이 어떤 배경에서 쓰였는지 잘 이야기해줍니다. 이보다 더 압축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짧지만 단단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어려운 “철학의 역-사” 이런 느낌도 아니었고, 지하철에서도 재밌게 읽었습니다.

저자가 쓴 저술 목적을 보면 두가지 목적을 가지고 썼다 합니다. 하나는 고전에 대한 자극을 주면서 직접 다가가는 길을 알려주고, 다른 하나는 그 책들을 읽기 전에 미리 그 책들이 서로 어떻게 이어져 있는지 짐작하게 하는 것이라 합니다. 목적에 충실한 책이었다 생각합니다.

책이 쓰였던 시대와 유리된 채 책을 읽는다는 것은 무척 외로운 독서인 것 같습니다. 그 시대의 독자, 저자와 함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그런 외로움을 덜고 고전을 손에 쥐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덕분에 어제 군주론 한 권을 사왔는데, 아…? 이것도 충동구매인 것일까요?

주간독서결산 하며 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