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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신세계, 올더스헉슬리

Brave New Wolrd, Aldous Leonard Huxley

SF 소설은 그 시대의 기술과 문명이 흘러갈 수 있는 미래의 여러 갈래들 중 하나를 엿보여줍니다. 그렇기에 오늘날 고전 SF 소설을 다시 읽어보면 굉장히 재밌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미래를 기다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지요.

1932년작인 멋진신세계도 이처럼 오늘날의 사회와 비교해가며 읽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오늘날과 유사하게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사회를 떠받친다거나, 혹은 조금 더 나아가 인류 스스로까지도 대량생산의 산물이 되어 시스템 관점에서는 보다 완벽하게 안정화된 사회를 보여주고 있지요.

비교해가며 읽을 때 특히 재밌었던 부분은, 우리 시대의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가치관이 구식이고, 비정상적이고 비도덕적인 것으로 그려지는 부분이었습니다. 슬픔과 분노 같은 감정의 격동부터 부모-자식 이라는 관계와 연인 관계 등과 같은 것들이 불필요하며 나아가 모욕적인 것으로 그려집니다.

이게 재밌었던 이유는 단순히 우리 시대의 가치관을 부정했다기 보단, 그 배경을 독자로 하여금 납득시켜 나갔기 때문입니다. 배경이 납득되면서, 저는 마땅하다고 생각했던 가치관들이 무너져 갔습니다. 재밌었던 부분이라기보단 혼란스러워 했던 순간이라고 칭하는 것이 좀 더 적절해보입니다.

그러나 마땅한 것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부수어가는 과정은 본인이 얼마나 허술한 판자 위에서 생각해왔는지 고민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멋진 신세계는 그런 경험을 제공하는 좋은 책입니다.

나아가 멋진신세계를 포함해 옛 SF소설은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과거에 상상했던 미래세계는 어느새 도래하기 시작했고, 옛 SF소설은 우리 문명이 나아갈 수 있었던 또 다른 갈래를 보여주는 덕에 오늘날 우리 시대를 비추는 좋은 거울이자 렌즈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간독서결산 하며 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