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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깊은 집, 김원일

책장을 넘기며 내내 소설속 주인공 ‘길남이’의 어머니가 내게 “네가 그런 것들로 고민할 겨를이 어디 있니. 슬퍼할 겨를이 어디 있니. 어서 살아가도록 해라. 부지런히 살아가도록 해라” 라고 꾸중을 주시는 듯 했다.

책은 6.25 전쟁 직후 피난민의 삶을 소년의 시각에서 서술한 책이다. 저자 본인도 자전적인 부분이 많이 있다고 하고, 여러 평론가들도 그때의 상황이 굉장히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고 말한다. 90년대에 태어나 6.25를 겪어보지 못한 나는 책의 등장인물들이 살아내는 걸 보면서 이렇게도 사람은 처절히 살아갈 수 있구나 싶었다. 책을 덮고 내 일기장을 펼때면 한없이 작은 고민들, 작은 슬픔들로 투정부리고 있었던 것 같아 부끄러움이 들었다. ‘길남이’는 거리의 거지들을 보며 위안을 얻고 부지런히 살아갈 다짐을 하고, 나는 ‘길남이’를 보며 부끄러움을 얻고 부지런히 살아갈 다짐을 했다.

주간독서결산 하며 쓴 글